말기환자에 대한 인권 차원에서 존엄한 죽음과 관련된 말기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하기 위해 존엄사의 절차, 요건 등을 법제화하는 길이 열렸다.

신상진 의원은 지난 9일 ‘존엄사법’을 발의하고 말기환자에 대한 정의와 변화된 우리 사회의 실정과 인식을 반영하고, 말기환자들에 대한 인권 존중차원에서 새로운 법을 제정하기로했다.

신 의원은 “존엄사는 안락사와는 명확히 구분되는 것으로 현대 의학으로 회복가능성이 거의 없고 치료할 수 없는 환자에 한정해, 단지 인위적으로 생명만 연장하는 데 불과한 생명유지 장치를 환자 스스로가 보류하거나 중단할 수 있도록 자기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하고, 이러한 의사결정을 존중하고 보호할 수 있도록 하는 데 그 목적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법안 2조에서 존엄사법의 주요내용은 우선 ‘말기환자·말기상태에 대한 정의’를 구체화했다. 2인 이상의 의사에 의해 의학적 기준에 따른 말기상태임을 진단받은 환자를 ‘말기환자’로 하고, 상해나 질병으로 인해 의학적 판단으로 회복가능성이 없어, 연명치료를 받지 않을 경우 수개월 내에 사망에 이르게 되는 상태를 ‘말기상태’로 정의했다.

법안 6조부터 9조에서는 ‘국가의료윤리심의위원회와 기관의료윤리심의위원회’를 설치에 관한 조항을 제안했다. 말기환자의 자기결정권 보호와 의료지원에 관한 사항을 심의하기 위해 보건복지부장관 소속으로 국가의료윤리심의위원회를 설치·운영하고, 연명치료등을 실시하는 의료기관은 말기환자의 의사표시의 확인에 관한 사항 등을 심의하기 위해 기관의료윤리심의위원회를 설치·운영하도록 했다.

법안 10조에서는 ‘연명치료 실시 여부에 대한 의사결정’에 관한 조항을 규정하고 있다. 말기환자는 연명치료에 관해 충분한 설명을 듣고 연명치료 실시 여부에 대해 의사결정을 할 권리가 있음을 밝히고 있다.

법안 12조에서는 ‘의료지시서 작성에 관한 상담 및 확인’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말기환자는 의료지시서를 작성하려는 경우 의료기관을 지정해 의료지시서 작성에 관한 상담을 요청해야 하며, 지정된 의료기관의 장은 담당의사로 하여금 말기환자에게 연명치료등의 보류·중단에 관해 충분히 설명하고 의료지시서 작성에 관한 상담을 하도록 하고 있다.

‘의료지시서의 작성 및 등록’(안 제13조)에 관해서 말기환자는 의료지시서 작성에 관한 상담을 거친 후 2주 이상의 기간이 경과한 경우 증인 2명의 입회하에 의료지시서를 작성할 수 있고, 지정된 의료기관에 의료지시서를 등록함으로써 연명치료등의 실시 여부에 대한 의사표시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의사의 추정’(안 제15조) 조항에서는 의료지시서를 등록하지 아니한 말기환자가 연명치료등의 실시 여부에 대한 의사표시를 할 수 없는 경우 말기환자의 배우자 또는 직계존비속이 말기환자의 의사표시를 추정할 수 있는 증거를 제출하면 기관윤리위원회의 조사와 심의를 거쳐 말기환자에 대한 연명치료등을 거부·중단할 수 있도록 했다.

이밖에 ‘연명치료등의 보류·중단의 이행’(안 제18조)의 경우 담당의사와 의료기관 종사자는 말기환자의 의료지시서에 명시돼 있는 연명치료 등에 대한 거부·중단의 의사표시에 반해 연명치료를 해서는 안되며, 지정된 의료기관의 장은 담당의사 또는 의료기관 종사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연명치료 등을 보류하거나 중단하지 않을 때에는 즉시 담당의사 등을 교체해 연명치료 등을 보류하거나 중단하도록 하고, ‘책임면제’(안 제20조) 법위에 대해 말기환자의 의료지시서에 따라 연명치료 등의 보류·중단의 이해에 관여한 의사 또는 의료기관의 종사자에게는 민사·형사상 책임을 물을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박찬균 기자 [블로그/이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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